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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슴벌레 요섭이
이름 : 김정락 등록일 : 2013/08/20 18시45분     조회수 : 4,397

우리 집 막내, 장차 이 나라 국무총리 될 사람, 이요섭은 사슴벌레를 정말 좋아한다. 어쩌면 그냥 좋아 하는 수준을 넘어 사랑(?)하는 것 같다. 사실 요섭이는 사슴벌레뿐만 아니라 모든 곤충을 제 식구처럼 여겨, 앞 뒤 좌우를 둘러봐도 회색빛 도시인 우리 동네 건물들 사이 작은 화단을 온통 뒤집고 다니며 제 식구를 찾는다. 저녁에 집에 가서 씻을 때 보면 온 몸은 벌레에게 물린 자국이고,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피가 날 때 까지 긇어 상처투성이다. 

하도 ‘사슴벌레’, ‘사슴벌레’ 노래해서 예천에 있는 곤충 생태원에 아내와 셋이서 다녀왔다. 초롱초롱 눈망울로 자기 세상에 온 듯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이 꼭 메뚜기 같다. 왼발 발바닥에 있는 사마귀 세 개를 수술했는데, 아직 다 낫지 않아서 발을 절룩거리며 뛴다. 

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를 만져보도록 애벌레와 함께 나무 톱밥 위에 펼쳐 놓은 곳에서 요섭이는 살만 났다. 아빠 만져봐. 우와 아빠도 잘 잡네. 곁에 있는 자기 또래 아이들에게도 요섭이는 만져봐. 안 물어. 자기 옷에도 사슴벌레를 붙여 본다. 요섭이는 사회성이 뛰어나도 너무 뛰어나, 어디를 가도 5분 이내에 아이들과 어른 할 것 없이 친구 삼는다. 주변에 있는 아이들은 신기한 듯 요섭이를 쳐다본다. 다른 아이들 부모들도 요섭이와 자기 아이들을 번갈아 보면서 ‘너도 만져봐’ 하며 사슴벌레를 건네지만 징그러운듯 선뜻 손 내 밀지 못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논다. 아이들은 잘 놀아야 잘 자란다. 아들 둘 둔 우리 교우 가정에 사촌이 놀러왔다. 집에서 남자 아이 셋이서 북적대니 여간 성가신 게 아닌지라, 애들아 밖에 나가 놀아라, 그랬더니 사촌 아이 하는 말이 밖에는 장난감도 없는데 어떻게 놀아요? 요즘 아이들은 놀 줄 모른다. 아니 함께 놀 아이들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학원가야 있다. 

내가 어릴 때는 해가 서산에 떨어져 어둑어둑 해질 때까지 들판에서, 뒷산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맑은 물 흐르는 냇가에서, 뿌연 먼지 날리는 신작로가에서 놀았다. 그 때 장난감이라고 해봤자 검정고무신, 고무줄, 뱀 허물, 개구리, 칡, 냇가에서 물수제비 던지는 조약돌, 소금쟁이, 겨울이면 깡통에 불 피우는 소똥, 땅따먹기 하는 작고 얇은 돌, 비석치기 하는 넓은 돌이 전부였다. 재미있게 참 잘 놀았는데. 

돌아오는 차 안에서 굉장히 만족스러운 얼굴로 차장 밖으로 지나가는 나무들을 바라보던 요섭이 하는 말. 아빠 이제부터 나를 사슴벌레라고 불러 줘. 지역아동센터에 가서 아이들에게도 나를 사슴벌레라고 부르라고 해. 사슴벌레 요섭이. 씨~익 웃는 모습이 참 예쁘다.

곤충을 좋아해서 곤충을 플라스틱 병에 가끔 잡아 오기도 하는 요섭이는 곤충 키우는 법을 모르니, 그냥 죽인다. 어쩌면 요섭이는 자라면서 많이 받아 보지 못했던 사랑과 애정을 곤충을 통해서 채워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지금까지 요섭이가 원하는 것을 자기 마음대로 해 본 경험이 없으니, 요섭이는 곤충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고, 옷에 올리고, 죽이고, 버리고 하면서 성장 중에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우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은 사람 사이에서 애정과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자라야 어른이 되도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빼앗는 욕심을 절제 하며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자기 결핍은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 요섭이의 부족한 것들을 잘 채울 수 있는 가정이 되어야 할 텐데.

구약성서에 나오는 요셉은 가나안 땅에 흉년 들었을 때 상인들에게 팔려가서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혼란 중에 있는 이집트 국무총리가 되어 온 부족 사람들을 살렸다. 다른 나라 사람, 이민 온 사람이 그 나라 국무총리가 되었다는 것 자체가 놀랍고, 충격적이다. 이민자가 우리나라 국무총리가 된 격이니. 아무튼 이 요섭이 그 요셉이 되지는 못해도 그저 건강하게 잘 자라길 소망할 뿐이다.

운영자 글에서 아버님이 요섭이를 사랑으로 바라보는 마음이 느껴져요~ 요섭이 좋아하는 사슴벌레도 구경하고 정말 좋았겠네요~^^ 2013/09/24 메모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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